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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이후의 삶, 포기하지 마세요 – 나를 다시 일으킨 3가지 변화

by 모두인 2025. 7. 1.

1. 다시 일어선 하루: 산재 승인 후, 나의 재도전기

산재 승인, 고마움보단 미안함이 먼저였던 날들

산재를 당한 그날 이후, 나는 가장이라는 이름 아래 무너져 내렸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내가 앞으로 가족을 어떻게 지켜야 하지?’라는 불안이었다. 다행히 빠르게 산재 승인을 받을 수 있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매달 들어오는 생활비 지원금에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한 채 누워만 있는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졌다. 정부의 지원은 큰 힘이 되었지만, 가족의 응원이 없었다면 나는 이 시간을 버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산재 승인 후 처음 받은 금액은 약 160만 원 정도였다. 그것이 단지 돈의 의미를 넘어서 ‘당신의 고통을 사회가 인정합니다’라는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그때부터 나 자신을 다시 세워야겠다고 결심했다. 작은 일기장을 펴고, 하루하루의 감정을 기록했다. 이 일기장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후에 산재 상담센터에서 나처럼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희망의 도구’로 전달되었다.

2. 삶을 회복하는 데는 돈보다 '마음'이 먼저입니다

감정의 회복, 그것이 진짜 재활의 시작

많은 이들이 산재 승인을 받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가장 필요한 건 ‘마음의 회복’이다. 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무료 심리상담을 6회 받으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상담 중 “당신은 절대 약한 사람이 아니다. 당신은 지금 싸우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후 나는 심리 회복을 위해 작은 변화들을 시도했다. 아침마다 동네 공원을 걷고, 하루에 한 번은 고마운 일을 기록했다. 또, 비슷한 경험을 한 산재자들과 소규모 모임을 만들었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받았다. 이 모든 과정은 병원치료 이상으로 나를 회복시켰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 내가 스스로를 '치료'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 같다.

복지제도는 결국 마음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진짜 효과를 발휘한다. 산재로 고통받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꼭 말하고 싶다. “먼저 마음을 돌보세요. 그게 첫 걸음입니다.”

3. 이제는 나도 누군가의 '경험'이 되길 바라며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길 위에서

6개월의 요양과 재활, 그리고 상담을 거쳐 나는 다시 직장에 복귀했다. 물론 예전처럼 몸을 무리할 수는 없지만, 지금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일하며 살아간다. 직장 복귀 초기에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되기도 했지만, 곧 그 시선들이 ‘격려’로 바뀌는 걸 느꼈다. 산재를 경험한 사람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이제,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가 직접 겪은 경험담을 올리며, 산재 이후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조그만 등불이 되어주고 싶다. 어떤 댓글에서는 “이 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어요”라는 메시지를 받았고, 그 한 마디가 나에게 또 다른 사명이 되었다.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건 거창한 성공담이 아니라, 실제의 진심 어린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말하고 싶다. 당신이 겪은 고통은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지금의 당신은 이미 충분히 용감하다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누군가에게 그런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